암에 대해

수정된 달걀과 메추리알을 합쳐 병추리를 만들었다.
녀석은 머리 일부분만 메추리 깃털이고 병아리 몸을 타고 났다.

메추리는 삣삐삐 울고 병아리는 삐이,삐이 운다.
메추리는 울때 고개를 한 번 흔들고 병아리는 세 번 흔든다.

병추리는 메추리처럼 울었지만 고개는 세 번 흔들었다.
메추리 뇌와 닭의 성대로 소리내니 그러했으리라.

조는 녀석이 생겼다. 마비되는 녀석이 생겼다.
10일째 모두 죽었다. 사인은 뇌사.

면역을 만드는 흉선은 닭의 것이었고 뇌는 메추리였기 때문이다.
뇌가 아무리 정신적으로 '자기'라고 외쳐도, 
태초의 내가 기억된 면역은 뇌를 '비자기'로 인식하고 가차없이 죽여버렸다.

면역체계가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하는 틀은 무엇일까?

- 면역의 의미론 (1998, 타다 토미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후 독후감



* 흉선은 심장 뒤에 있는 주먹크기의 면역세포생성기관이다. 사춘기에 최대가 되고 이후 서서히 크기가 줄어든다. 80대가 넘어가면 소멸에 가깝게 지방덩어리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노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비밀로 여겨지기도 한다.

모든 채소에는 약간의 독성분이 들어있다.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견딜 수 있는 독을 가졌다는 말이다. 모든 약은 독으로 만든다. 나는 견디지만 세균과 바이러스가 견디지 못하는 독을 가하면 놈들은 죽고 나는 살아남는다.

몸의 조절 작용을 담당하는 호르몬은 적정온도에서 반응한다. 그래서 체온을 올리면 호르몬이 작동하지 않는다. 세균과 바이러스가 원하는 대로 몸이 움직여주지 않는 것이다.

설사를 일으키는 병원균이 설사를 유도한다. 놈을 죽이면 놈을 먹는 무리가 와서 숙주를 옮겨 탈 수 있다. 놈이 죽지 않으면 설사를 통해 도망친다. 그렇게 결정 상태로 존재하거나 땅 속의 미생물에게로 옮겨져 생을 이어간다.

면역은 자기와 비자기를 어떻게 구분하는가? 볼트와 너트처럼 크기와 모양이 맞는지를 확인할까? 아니면 퍼즐맞추기처럼 특정모양들의 결합체를 기억하고 있을까?

아이가 세살무렵 인지를 하기 시작하면 엄마의 졸업앨범에서 엄마얼굴을 찾아낸다. 특이점. 우리가 말로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그것을 알고 있다. 세포가 세포를 알아보는 특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 점을 찾아 표현해내는 것이 면역학이다.


* 암에 대해

세포분열과정에 돌연변이가 나타날 변수는 너무도 많다. 다만 그 과정을 지키는 면역이 너무도 강해서 좀처럼 변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분홍색깔 단단함과 초록색깔 유연함이 만나면 네 아이가 나온다. 분홍을 좋아하는 나비가 많고 지역에 물이 많은 환경이었다면 분홍샐깔 유연함이 택해진다. 그것이 그 곳의 우성이 된다. 전혀 다른 환경은 다른 우성을 만든다.

암은 자기 세포의 돌연변이다. 따라서 누구나 암의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환경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암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은 비자연적인 먹거리섭취, 자기장 전기장에 노출, 특정화학물질에의 노출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을때다.

면역은 나를 지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면역체계는 환경에 최적화 된다. 침투되는 변종 바이러스로 환경의 변화를 감지하면서 스스로 변이된 면역세포를 내놓아 그 변종에 대항할 방법을 찾는다. 몸이 찾지못하면 뇌가 학습하여 이유를 원천 차단한다. 사람의 나를 지키는 생리다.

그러나 변종 바이러스가 침투되는 과정을 겪지 않고 직접 세포분열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에 노출되었다면 세포가 직접 변이하고 만다. 그게 암이다. 그러니 사실상 건강한 사람일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봐야한다.

근친에 기형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자기 복제에 가깝기 때문이다. 암세포는 자기복제다. 그러기에 첫 형태를 규정짓는 틀을 벗어나기 쉽다. 마치 흉터처럼 더 붙어버린다.

따라서 암을 잡으려면 세포가 변이되는 환경 - 뭐든 지나친 환경 - 을 조절하고, 먹거리를 조절한다. 기왕이면 어렸을 때 놀던 환경이나 먹던 것을 먹으면 몸이 더 이상 변이를 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위험을 가하는 덩어리는 절제하고 덩어리를 제거해서 더 위험해진다면 놔둬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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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466001975 2016.06.15 23:46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잘보고가요~

기형아 검사

기형아 검사

두려움이 엄습하던 순간이 있었다. 

하나는 영장을 받았을 때.
다른 하나는 아내가 생리를 하지 않는다고 내게 말했을 때였다. 

세상에 없던 존재를 맞이하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아빠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기에 열 달은 충분했다. 

뱃 속 아기에게 말붙이는 내 모습이 우스워졌다. 
배 안에서 꿈틀대는 녀석을 손으로 느끼고 나서야 진지해졌다. 

나는 아내에게 병원을 그만갔으면 좋겠다 했다. 
기형아 검사 결정을 앞둔 날이었다.

' 아기가 발가락이 여섯개로 태어나면 하나를 잘라버릴까?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태어나지 못하게 지금 처지해버릴까? '

' 나는 차라리 내가 평생 고통받는게 마음이 편하다 여보. 
이제 병원에 가고 싶지 않아졌어.'

일다니던 아내는 아기 상태가 걱정되서 괜찮다는 말을 들으러 병원에 갔다. 
나는 늘 최악을 상상하며 맞이할 준비를 했다.

아기가 태어났을때 그래서 손가락이 제일 먼저 보였다. 
잔잔한 숨과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안도와 기쁨이 내 안에 차올랐다. 
가만히 대할 수록 녀석이 궁금해지고 뭔가 위대한 일이 벌어진 것을 느꼈다.

그 때부터 였던거 같다. 
어머니 아버지의 삶의 장면이 떠오르고 
나는 부끄러운 나의 마음들을 보았다.

그리고 내게 있던 기형아적인 모습들을 찾아냈다.
나는 아이 앞에 담담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서있어야 했다. 

녀석은 자라면서 
나의 기형아적인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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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부터 열까지, 우리말에 담긴 철학

하나, 둘, 셋, 넷 하는 우리말의 숫자가 어디서 온 줄 알고 있니? 


하나는 한이니 한은 한울, 하늘을 가리키는 말이고, 
둘은 들, 즉 대지(大地)를 뜻하는말이며, 
셋은 들에 뿌리는 씨앗에서 온 말일세, 

이렇게 일천(一天), 이지(二地), 삼종(三種) 하니 무언가 생겨나겠지. 
넷은 바로 무엇이 생겨난다는 뜻을 가진 나, 나엇에서 온 것이지.

이렇게 만물이 생겨나고 만인이 출생하면 어울릴 다스림이 필요하게 되지.
그래서 다섯이 바로 다스린다는 뜻의 다사리에서 온 말일세. 

백성과 만물을 다스리면 나라가 잘 지속이 되네. 
이어서라는 말로 유추할 수 있듯이 여섯은 바로 지속이야. 

그럼 일곱은 무어냐 하면 일이 곱(結塊)한다, 성취 된다는 뜻일세. 

일천, 이지, 삼종, 사생(四生), 오치리(五治理), 육지속(六持續) 하면 
결국 일이 결괴(結塊, 맺고 뭉쳐짐) 한다는 뜻이네. 곱은 굽이라고도 하지, 

여닫에서 온 말이 여덟인데, 이렇게 일이 이루어지면 마음대로 문을 열고 닫을 수가 있어. 이것은 주역에서 개폐변통(開閉變通, 열고 닫음에 융통성이 있음)이라고 하네. 

아홉은 아울러라는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아울흠에서 온 말인데, 
종합을 한다 이런 뜻이고, 

열은 연다는 것으로 무한개전(無限開展), 
즉 만인공생의 정치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을 의미하는 것일세. 

40년 질곡을 벗어나 광명을 되찾은 우리가 이제 와서 패거리를 지어 서로 치고받고 해서야 쓰겠는가. 좌우합작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야 하네. 우리 민족은 원래 통이 크고 대동단결을 모토로 하여 살아온 민족. 정치란 바로 정(正)자의 정치여야만 하네, 옳게 하는 다사리야 해.

- 몽양 여운형 선생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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